한국, 중국, 올해도 LNG선 수주 경쟁에서 카타르에 이어 캐나다.

 LNG선의 독점적 지위를 위협하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한국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를 놓고 올해도 중국과 경합한다. 카타르에 이어 이번에는 캐나다다. 최근 중국 조선소는 자국 정부의 금융 지원에 힘입어 한국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LNG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카타르 LNG선 수주전에서 16척의 슬롯 예약 계약을 따내며 한국의 싹쓸이 수주에 제동을 걸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인 페트로나스는 최대 6척(옵션 3척 포함)의 LNG 운반선을 발주하기 위해 아시아의 두 조선소와 접촉하고 있다. 두 조선소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중국 국영 조선그룹인 중국선박공업(CSSC)의 후둥 중화조선으로 알려졌다. 선박 사양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선의 모습. 현대중공업그룹 제공으로 이번에 발주되는 LNG선은 LNG 캐나다 프로젝트에 투입된다. 이 프로젝트는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키티매트 지역에 천연가스 플랜트를 지어 LNG 형태로 수출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셸의 주도로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에 페트로나스는 2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도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번 페트로나스의 LNG선 발주를 주목하고 있다. LNG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조선해운시황분석업체 크랙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LNG선(17만4000m급)의 새 조선가격은 1억8600만달러(약 2048억원)이다. 옵션분 3척을 포함해 6척을 모두 수주할 경우 총 11억1600만달러(약 1조2300억원)의 일감을 확보할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의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 페트로나스가 접촉한 후동중화조선은 중국 조선업계를 통틀어 LNG선 경험이 많은 회사이지만 여러 차례 고장과 폐선 사고를 내 악명이 높다. 허둥중화조선이 건조한 LNG선 글래드스턴호는 2018년 호주 인근 해역에서 엔진 고장으로 폐기됐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은 천연가스를 액체로 보관하기 때문에 영하 163도의 극저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이 같은 기술력은 한국이 독보적인 세계 1위라며 자칫 LNG가 탱크에서 누출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선사들이 한국 조선소를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LNG 캐나다 프로젝트 생산 시설 조감도. LNG 캐나다에의 염려의 소리도 있다. 중국 조선소를 한 수 아래로 취급해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4월에도 최대 120척의 카타르 LNG 운반선 수주전에서 16척의 슬롯 예약을 따냈다. 슬롯 예약은 정식 발주전에 건조 스페이스를 확보하는 수속이다. 결과만 보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 3사가 나머지 100여 척의 슬롯 예약 계약을 체결했지만 내심 독점에 자신감을 갖고 있던 국내 조선업계에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다.

중국이 날카롭게 한국 정부를 추격하는 배경에는 정부의 막대한 금융 지원이 있다. 해외 선사가 선박을 발주하면 CSSC 금융계열사가 계약대금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중국 금융계는 선사로부터 선박을 인수한 뒤 그 선사에 다시 대여(재용선)하는 세일 앤드 리스백(S&LB)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구매력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은 2060년까지 온실가스를 제로로 만들겠다는 탈석탄 정책을 추진하면서 LNG 사용량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가스전을 개발해 LNG를 판매하는 기업으로는 최대 고객인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카타르 수주전에서 중국이 16척의 슬롯 예약을 따낸 데 중국의 에너지 구매력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 조선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LNG선 건조 경험을 축적하면 한국 조선업계와의 격차를 좁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각 조선소가 원가경쟁력을 높이거나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해결할 수 있지만 이는 단기간에 쉽지 않다고 말했다.